올해 상반기 전 세계 순수 가솔린차 판매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50% 아래로 떨어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모빌리티 글로벌 데이터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1~6월 글로벌 가솔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0% 줄어든 2025만 대였고, 신차 점유율은 3%포인트 하락한 49%를 기록했다. 1920년대 자동차 대중화 이후 처음 있는 일로, 2021년 73%였던 점유율이 5년 만에 무너진 셈이다.
반대로 전기차는 같은 기간 12% 늘어난 687만 대로 점유율 17%를 기록했다. 미국(-15%)과 중국(-3%)이 보조금 축소로 주춤한 사이 유럽이 32% 성장했고 동남아(+81%), 오세아니아(+120%)가 시장을 끌었다. 8월 유럽 전기차 판매는 23.0% 늘어난 33만5000대로 침투율 40.2%를 기록하며 처음 40%를 넘었고, 한국은 8월 누적 15만4000대로 전년 대비 76.0% 급증해 주요 시장 중 회복 속도가 가장 빨랐다.
업계는 캐즘 종료를 공식화하는 분위기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CEO는 8월 26일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더 이상 캐즘은 없다고 본다. 지역별 속도 차이만 있을 뿐"이라고 밝혔고, 이만식 볼보코리아 전무도 "전기차 캐즘은 이미 지났다"고 평가했다.
조기 종료를 이끈 핵심은 가격 장벽 붕괴다. 블룸버그NEF 집계로 지난해 BEV용 배터리팩 평균 가격은 kWh당 99달러로 2년 연속 100달러를 밑돌며 2022년 대비 28.3% 낮아졌다. LFP 배터리 확대와 셀투팩 기술도 원가를 끌어내렸다. 미국에서 포드 머스탱 마하-E는 4만3895달러에서 3만7795달러로, 기아 EV6는 4만900달러에서 3만7900달러로 내렸고 현대차 아이오닉5도 3만5000달러대부터 살 수 있게 됐다. 중국발 공급과잉도 촉매로 작용해 BYD 돌핀 서프는 유럽에서 1만9990유로까지 낮췄고, 폭스바겐 ID. 폴로(2만4995유로)와 르노5(2만5000유로)가 맞불을 놨다.
국내 소비자 입장에서는 전기차 가격이 추가로 내려갈 여지가 커졌다는 신호로 읽힌다. 다만 미국과 중국은 보조금 축소 여파로 성장이 둔화된 만큼, 국내에서도 보조금 정책과 충전 인프라가 향후 수요를 좌우할 변수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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