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완성차 브랜드가 글로벌 시장과 한국 내수 시장에서 동시에 영향력을 키우면서 현대차·기아가 가격과 기술 양쪽에서 압박을 받고 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 집계로 올해 1~9월 중국 자동차 수출은 820만5000대로 전년 동기보다 65.8% 늘어 지난해 연간 실적을 이미 넘어섰고, 이 추세라면 사상 첫 연간 1000만 대 돌파가 예상된다.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도 중국 브랜드 점유율은 올 상반기 22.2%까지 올라섰다. 브라질 93.4%, 인도네시아 91.6%, 태국 90.8% 등 신흥시장에서는 전기차 10대 중 9대가 중국 브랜드이며, 유럽 점유율도 2022년 8.7%에서 17.5%로 두 배가 됐다. 브라질에서는 BYD가 상반기 9만9028대를 팔아 현대차(9만6723대)를 제치고 판매 4위에 올랐고, 현대차그룹의 신흥국 전기동력차 점유율은 4.9%에서 3.0%로 떨어졌다.

국내 시장에서도 BYD는 올해 1~9월 2만137대를 팔아 지난해 연간 판매량(6107대)의 3배를 9개월 만에 넘어섰다. 수입차 브랜드 4위, 전기차 기준으로는 테슬라에 이은 2위다. 서비스센터를 연말까지 26곳으로 늘리고 전시장 38곳을 운영하는 등 판매·정비망 확충도 이어가고 있다. 중국산 전기차에 고관세를 매긴 미국·유럽연합과 달리 한국은 관세 8%가 사실상 유일한 방어 수단이어서, 지커와 체리 등 추가 브랜드의 진출까지 예고된 상황이다.

중국 업체의 무기는 가격과 개발 속도다. 배터리 소재부터 완성차 조립까지 수직계열화로 원가를 낮췄고, 신차 개발 기간도 18~24개월로 전통 완성차의 40~50개월보다 크게 짧다. BYD 돌핀은 27% 관세를 물고도 독일에서 약 2000만원에 판매되고, 국내에서도 2450만원부터 시작해 중저가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중국 상하이산 테슬라 모델Y는 올 1~9월 국내에서 7만3123대 팔려 기아 쏘렌토(7만4933대)와의 격차를 1810대까지 좁혔다.

경쟁 심화로 수익성도 흔들린다. 현대차·기아는 2분기 매출이 사상 최대였지만 합산 영업이익은 5조4794억원으로 13.9% 줄었다. 국산 중형 SUV와 준대형 세단 가격이 4000만~5000만원대로 오른 사이 중국산 전기차가 비슷하거나 낮은 가격에 들어오면서 '국산이 수입보다 싸다'는 공식도 흔들리고 있다. 국내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넓어지는 동시에, 국산차의 가격 경쟁력과 사후관리·내구성에 대한 평가가 향후 구매 판도를 가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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