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국내 전기차 판매에서 수입차가 국산차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집계에 따르면 9월 전기차 판매는 3만1768대로, 이 가운데 수입차가 1만8181대(57.2%)를 차지해 국산차 1만3587대(42.8%)보다 4594대 많았다. KAMA가 국산·수입을 나눠 공개한 이후 월간 역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입 시장은 테슬라와 BYD가 사실상 이끌었다. 테슬라가 1만2372대, BYD가 2614대를 팔아 두 브랜드 합산 1만4986대로 수입 전기차의 82.4%를 차지했다. 테슬라는 9월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에서도 36.4% 늘었고, BYD는 156.3% 증가해 두 브랜드가 전체 수입차 등록의 42.9%를 기록했다. 반면 현대차는 5435대로 27.7% 줄었고, 기아는 7941대로 12.6% 성장하는 데 그쳤다. 8월에도 국내 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35.8% 급감했고, 완성차 5사의 내수 판매는 9월까지 두 달 연속 10만대를 밑돌았다.

문제는 정책이 시장 변화와 어긋난다는 점이다. 정부가 8월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의 국내생산세액공제, 이른바 '한국판 IRA'는 반도체·이차전지·태양광 등 6개 분야만 담고 전기차 완성차는 제외했다. 구매 보조금은 생산지를 가리지 않아 중국산 테슬라에도 지원되며, 올해 상반기 중국산 테슬라 구매에만 약 1146억원의 국고보조금이 투입된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전기차 개별소비세 감면 한도도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줄일 방침이다.

업계는 국내 생산 유인이 사라진 것을 가장 큰 우려로 꼽는다. KAMA와 부품업계는 국내에서 생산해 판매한 전기차 1대당 400만원 수준의 세액공제를 요청했고, 노사도 한목소리를 냈다. 전문가들은 배터리만 지원해서는 완성차 생산과 수백 개 협력업체의 물량·고용을 지키기 어렵다며 국내 생산·부품 조달·고용 유지 등 조건을 걸고 지원하는 방식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당분간 중국산 전기차의 가격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올해 전기차 보조금 예산이 8월 말까지 90% 가까이 소진돼 4분기에는 보조금 없이 가격만으로 경쟁해야 하고, 지커 등 중국 브랜드의 추가 진입도 예고돼 있다. 국산 전기차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라면 보조금 잔여분과 세제 혜택의 향방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