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유럽 주요 17개 시장에서 순수전기차 신규 등록은 30만202대로 전년 동월보다 70.3% 급증했다. 전체 신차 등록 가운데 전기차 비중은 32.6%로, 신차 3대 중 1대가 전기차였던 셈이다. 올해 1~9월 누적 등록도 약 198만대로 38.1% 늘며 미국의 전기차 수요 둔화와 대조적인 흐름을 보였다.

국가별 편차도 뚜렷하다. 프랑스는 6만5243대(점유율 41.7%), 독일은 8만8724대(34.6%)로 성장을 이끈 반면 이탈리아와 폴란드는 각각 7.6%, 6.2%에 머물렀다.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시장일수록 보급이 더디다는 평가다. 성장 배경으로는 높은 유가와 각국 정부의 구매 보조금, 저렴한 전기차 공급 확대가 꼽힌다.

현대차는 소형 전기차 인스터와 아이오닉 5·6·9에 유럽 겨냥 모델인 아이오닉 3를 더했고, 지난 8월부터 튀르키예 이즈미트 공장에서 아이오닉 3 생산을 시작해 현지 공급 기반을 넓혔다. 2030년 유럽 전기차 판매를 42만대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로, 지난해 11만6000대의 3배가 넘는 수준이다. 유럽 시장 85%를 포괄하는 전동화 제품군을 구축하고 SUV와 경상용차로 라인업을 다변화할 계획이다.

기아는 EV2·3·4·5 보급형 라인업과 목적기반차량(PBV)을 축으로 유럽을 공략한다. 슬로바키아 공장에서 EV2와 EV4를 생산해 현지 공급 능력을 키우고, 첫 PBV인 PV5로 전기 경상용차 시장에 진입했다. 2027년 PV7, 2029년 PV9을 순차 투입하며 2030년 유럽 판매 74만6000대, 전기차 비중 66%를 목표로 제시했다.

폭스바겐과 르노도 소형 전기차 라인업을 늘리고 있고, 중국 업체들은 저가 공세와 현지 생산시설 구축을 병행하고 있다. EU가 중국산 전기차에 추가 관세를 부과해도 진출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가격 경쟁이 심화되는 만큼 현대차·기아의 현지 생산 확대와 유럽 판매 실적이 국내 완성차 업계의 전동화 성과를 가늠할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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